'영화/꼭 봐야할 영화'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4.11.2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1961)
  2. 2014.11.2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스파르타쿠스(Spartacus 1960)
  3. 2014.07.27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피닉스 시티 스토리(Phenix City Story 1955)
  4. 2014.07.27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지구 최후의 날(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
  5. 2014.07.27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아프리카의 여왕(The African Queen 1951)
  6. 2014.05.3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 1962)
  7. 2014.05.3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정사(L'Avventura 1960)
  8. 2014.05.3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현기증(Vertigo 1958)
  9. 2014.05.3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베드 데이 블랙 록(Bad Day At Black Rock 1955)
  10. 2014.05.3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길(La Strada 1954)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1961)

 

 

세련된 검은 드레스, 손에 든 우아한 담뱃대 그리고 뒤로 당겨올리진 머리 스타일...

테라스에 앉아 부르는 Moon River, 고양이를 찾아 비내리는 뉴욕을 헤매는 장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말할때면 누구나 빠지지않고 떠올리게 되는 유명한 장면들이다.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다분히 고전적인? 스틸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현재도 전혀 올드패션하지 않게 느껴지는것은 아마도 오드리 햅번이라는 인물이 주는 영화의 품격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트루먼 카포티의 원작 소설에서 여주인공 홀리 고라이틀리는 매춘부였고 또 최초의 캐스팅 후보는 마릴린 먼로였다는 사실이 오드리 햅번으로 성공하게 된 영화적 결과물을 볼 때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다.

 

물론 요즘말로 된장녀 정도로 캐릭터가 변경되어지지 않고 당초 매춘부 캐릭터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마릴린 먼로의 여주인공 역할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을것 같기도 하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폴과 홀리의 그렇고 그런 미국식 사랑의 단순 편집화된 영화로 끝날 수도 있었던 작품이 시대를 뛰어넘는 할리우드 로멘틱의 명작으로 불려지게 된 것은 만인의 연인 오드리 햅번의 너무나 사랑스런 이미지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미국(Jurow-Shepherd, Paramount) 115분

감독:Blake Edwards

출연:Audrey Hepburn, George Peppard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스파르타쿠스(Spartacus 1960)

 

1960년대 대작 영화의 하나였던 이 작품의 감독 앤서니 만은, 촬영이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메인롤이었던 커크 더글라스에 의해 해고되는 불상사를 맞이했지만, 작품 초기 사막에서 촬영되었던 그의 영상들은 결국 끝까지 영화에 사용되었다. 앤서니 만의 뒤를 이어 새롭게 감독이 된 이는 스탠리 큐브릭이었는데, 당시의 스탠리 큐브릭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들기 이전이었지만 원로원의 권력싸움과 노예들간의 다툼을 조화롭게 배치함으로써 감독교체로 인한 작품의 간극을 만회하는 성과를 내었다.

 

 

 

 

이 영화의 주요한 테마는 스파르타쿠스가 자신과 같은 노예들을 선동하여 권력자들에 대항하는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은, 지금도 그러하지만 동성애에 대한 표현을 당시로서는 적극적으로 할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로렌스 올리비에가 역할을 맡았던 마르쿠스 크라수스와 그의 젊은 노예 안토니우스로 나왔던 토니 커티스의 목욕장면은 동성애에 관한 내용의 언급으로 삭제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30년후 복원판에서는 그 장면이 삽입됨으로 인하여 캐릭터와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스파르타쿠스에서 놓칠수 없는 장면 중 하나가, 스파르타쿠스가 사랑했던 여인 바리니아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어가는 그에게 아기를 안아올려 보여주는 장면이다. 작품세계를 통틀어 대부분 그런 감상적인 연출기법과는 거리가 있었던 스탠리 큐브릭을 생각한다면 그 장면은 상당히 놀라움을 안겨주는 장면임이 틀림없는것 같다.

 

미국(Bryna) 196분

감독:Stanley Kubrick

출연:Kirk Douglas, Laurence Olivier, Jean Simmons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피닉스 시티 스토리(Phenix City Story 1955)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필 칼슨 감독의 "피닉스 시티 스토리"는 2차 대전 후 유행한, 다큐멘터리와 부패폭로 영화 그리고 갱뮤비 등과 유사한 내용을 다루기는 하지만 상기의 그 어떤 카테고리에도 포함된다고 할 수 없는 역설적이면서도 독특한 영화이다.

 

 

 

 

기존의 할리우드식 영화가 보여주었던 평이함에서 탈피한 이 영화는, 적나라한 폭력을 보여주면서 인간이 가진 극명한 추악함을 영상화 시키고 있다.

 

 

 

 

 

영화속에 나오는 결코 유쾌하지 못한 장면들은 우리 모두가 숨기고 있는 내재된 폭력성에 다름 아니다.

 

 

 

 

예를들면, 어린 소녀의 시체가 교외의 어느 집 잔디밭에 던져지고, 몸이 성치 않은 노인의 입에 정면으로 총알이 날아들며, 마치 전쟁상황에서의 그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구타와 총을 맞고 죽어가는 불편한 영상들은, 감독이 과장되게 의도하였지만 너무나도 생경한 인간존엄성의 반어적 표현인 것이다.

 

 

 

 

미국(Aiied Artists) 100분 흑백

 

감독:Phil Karlson

 

출연:John Mcintire, Richard Kiley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지구 최후의 날(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1951)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1951년작 지구 최후의 날은, 해리 베이츠의 단편소설 "지배자에게 고하는 작별"을 바탕으로 만든 SF 영화이다.

 

 

 

 

이 작품은 핵전쟁과 정치에 염증을 내고 있던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흡사 다큐멘터리와 같은 스타일로 시작하여 현란한 특수효과와 인상적인 인물표현을 거쳐 반전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행성간 밀사인 클라투(마이클 레니)가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해 현재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알린다.

 

하지만 그의 우주선이 총과 탱크로 포위되면서 사고로 부상을 입은 클라투는 군병원으로 호송되고 우주선에는 키가 2미터인 로봇 고트(록 마틴)만이 홀로 우주선을 지킨다. 고트는 레이저 광선을 내뿜는 등 막강한 전투력을 선보이는데, 그의 호전성을 중단 시킬 수 있는것은 '고트, 클라투 바라다 니크도'라는 진언과 같은 외침만이 가능하다.

 

 

 

클라투는 군병원에서 탈출하여 놀라운 지능을 가진 여인 헬렌(패트리샤 닐)과 그녀의 아들 바비(빌리 그레이)를 만나는데 무시무시한 고트의 무장을 푸는 일은 헬렌의 몫이다.

 

클라투는 자신의 힘과 평화의 메시지를 강력히 전하기 위해 비행기와 병원을 제외한 세상의 모든 기계를 엄출 게획을 세운다.

 

마이클 레니가 연기한 클라투는, 냉담하면서도 겸손한 극 중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그리고 패트리샤 닐 또한 위기의 상황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강인함을 잘 소화했다고 평가된다. 로봇 고트를 연기한 록 마틴은, LA의 그라우만 극장에서 수위로 일하던 사람이었는데 실제 그의 키는 230cm였다고 한다.

 

 

 

 

반전의 메시지와 훌륭한 영상효과 그리고 SF적 사운드를 위한 테레민의 사용 등 "지구 최후의 날"은 1951년 이후 지금까지 SF의 명작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Fox) 92분 흑백

 

감독:Robert Wise

 

출연:Michael Rennie, Patricia Neal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아프리카의 여왕(The African Queen 1951)

1951년 존 휴스턴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고전적 모험담이다.

 

 

 

 

C.S 포스터의 1935년작 동명의 소설을 각색한 "아프리카의 여왕"은 증기선 선장 올넛(험프리 보가트)과 청교도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노처녀 선교사 로즈 세이어(캐서린 햅번) 사이의 사랑이야기다.

 

 

 

 

또한 1차대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긴박하고 위험한 상황속에서, 독일군을 무찌르고 탈출한다는 지극히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영화이기도 하다.

 

 

 

 

 

험프리 보가트와 캐서린 햅번은 이 작품에서 확실한 케미를 보여주었다. 극단적인 적대자에서 동지로 그리고 다시 연인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이 전혀 무리가 없고 설득력있게 묘사되었다.

 

 

 

 

당시로서는 탁월한 컬러촬영과 정글 로케이션은 "아프리카의 여왕"의 호소력을 극대화 시켜주는 매개제이기도 했다.

 

 

 

 

험프리 보가트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를 지배했으며, 존 휴스턴 감독과 캐서린 햅번도 노미네이트 되는 영광을 누렸다.

 

영국(Horizon, Romulus) 105분 테크니컬러

 

감독:John Huston

 

출연:Humphrey Bogart, Katharine Hepburn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 1962)

대공황 시대 최남부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그린 하퍼 리의 퓰리처상 수상 소설을 알란 파큘라와 로버트 멀리건에 의해 영화화 되었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

 

 

 

 

이야기는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보여지지만 영화의 중심에는 애티커스 핀치역의 고레고리 펙이 있다. 여기서 팩은 그가 연기했던 고결한 인물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는 아내와 사별한 온화한 변호사로, 한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억울한 누명을 쓴 흑인을 열정적으로 변호한다. 이를 통해 남부 작은 마을의 지독한 독선을 폭로하고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고통스러운 교훈을 통해 도덕적 용기를 가르친다.

 

 

 

 

<앵무새 죽이기>는 문학작품의 각색의 견본과도 같은 영화로 가슴 아프거나 치명적인 주요 사건과 더불어 겉보기에는 맥락을 벗어난 듯한 디테일도 잘 담아냈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하는 놀이와 식사초대를 받은 굶주린 소년이 자기 식사를 '시럽에 익사 시킨 일', 광견병에 걸린 개에게 총을 쏘는 애티커스, 감옥 밖에서 소란을 피우던 린치 몹이 한 아이에 의해 이성을 찾고 부끄러움을 느끼는 일, 그리고 법정의 비좁은 발코니를 가득 메우고 재판을 지켜보는 흑인 등이다. 멀리건은 텔레비젼 생방송 드라마를 제작했던 경험을 살려 신중한 분위기와 친밀한 인물로 이루어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아주 중요한 역할인 아이들의 연기도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운데 특히 천진난만한 스카우트 핀치를 연기한 당시 9세의 앨라매마 소녀 메리 배덤의 연기가 뛰어나다. <앵무새 죽이기>는 아이들이 괴상하고 무시무시한 존재로 상상하지만 결국은 그 아이들의 구원자가 되는 은둔적인 이웃 부 레이들리의 역할을 연기한 로버트 듀발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듀발은 그로부터 20년 후 역시 푸트에게 또 하나의 각본상을 안겨준 <텐더 머시스>에 출연하여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앨머 번스타인의 음악은 부드럽고 감동적인 영화를 빛내주는 또 하나의 걸작이다.

 

미국(Univsersal) 128분 흑백

감독:Robert Muligan

출연:Gregory Peck,Mary Badham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정사(L'Avventura 1960)

1960년 칸 영화제에서 <정사>가 처음 선보였을 때 적대적인 관객에게 조롱과 야유를 받았으나 영향력있는 비평가와 영화인들은 그런 반응을 반박하는 성명서에 서명하는 전례없는 행동을 보이며 그때까지 칸 영화제에 출품된 모든 영화 중 가장 중요한 영화라고 칭찬했다. 그로부터 2년후  이 영화는 영국의 '사이트 앤 사운드'지가 영화평론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그때까지 만들어진 모든 영화 중 두번째로 위대한 작품으로 선정된다.

 

 

 

 

작가이자 감독인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는 이미 20년 가까이 다큐멘터리와 작품영화를 만들어왔지만 이 장편 대작은 예술성과 상업성 모두에서 그에게 영화적 돌파구가 되었다. 거기에는 모니카 비티와 함께 한 첫번째 영화라는 점도 적잖이 작용했다. 안토니오에게 비티는 인간의 행태를 한, 인간적인 채널이며 그는 그 채널을 통해 닳고 생기를 잃은 비인간화된 사회를 바라본다. 또한 비티는 이후의 <밤>과 <일식>, <붉은 사막>에서도 영화의 중심에 선다.

 

 

 

 

<정사>의 전제는 무척 단순하지만 동시에 깊은 불안을 유발한다. 부유한 로마인 몇명이 시칠리아에서 배를 타고 외딴 바위섬에 가서 한가한 오후를 보내는데, 그 중 안나가 실종되면서 그 오후는 끔찍한 시련으로 변한다. 허영에 들떠있고 지조도 없는 안나는 훨씬 분별있는 친구 클라우디아에게 자신과 건축상담사인 애인 산드로 사이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털어놓고, 수영을 하다가 상어를 발견한척하여 주의를 끈다.

 

처음에 <정사>를 본 관객이 그렇게 어리둥절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감독이 안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클라우디아와 산드로는 사라진 안나의 운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것 같지 않으며, 가장 강렬하게 다루어지는 감정은 산드로와의 사이에 싹튼 연애감정에 대해 클라우디아가 느끼는 죄책감이다.

 

 

 

 

플롯은 아마도 우연의 일치겠지만 히치콕의 <싸이코>와도 비슷하다. 우리가 여주인공으로 생각했던 인물이 영화의 후반부에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사라진 여인의 연인과 또 다른 여인 사이에 불안하면서도 정확히 규정할 수 없는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이 그렇다. 주제면에서는 같은해 나온 <달콤한 인생>과도 유사하다.아니타 에크버그가 연기한 스타의 역할은 <정사>의 경박한 스타 겸 작가 도로시 드 폴라올로에 대응한다.

 

어쨋든, 영화에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일말의 희망을 발견한 것은 타락한 돈이나 헤픈 섹스와는 궁극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한 여인이다.

 

 

 

 

이탈리아/프랑스(Cino Del Duca) 145분 흑백

감독:Michelangelo Antonioni

출연:Gabriele Ferzetti,Monica Vitti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현기증(Vertigo 1958)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비평적으로도 상업적으로도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현기증>은 처음 개봉된 당시 그다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엉성하게 표현된 악당과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살인음모를 주축으로 한 복잡하고 설득력 없는 플롯에 많은 비판이 집중되었다.

 

 

 

 

악당의 정체가 폭로되는 부분도 '스쿠비두' 만화의 마지막 장면 정도의 놀라움밖에 주지 못한다. 클라이막스는 다른 일에 집중되어 있어서 살인자가 처벌도 받지않고 유유히 달아나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래서인지 히치콕은 텔레비젼에서 내래이션을 하듯 필요도 없는 주석을 붙여 살인자가 정의의 심판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중요한것은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지미 스튜어트와 킴 노박의 묘한 관계에서 느껴지는 정말로 불편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저작권 문제로 상영되지 않았던 오랜 시간 동안 비평가들은 이 영화를 다시 평가하게 되었고, 이제는 거장 히치콕의 걸작 중 하나로 여겨지게 되었다.

 

존 스카티 퍼거슨은 프롤로그에서 고소공포증 때문에 동료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한 후 사표를 낸 샌프란시스코의 전직 경찰이다. 그후 사립탐정으로 일하다가 옛친구 가빈 엘스터에게 그의 아내 매들린을 미행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녀는 19세기에 살았던 자신과 꼭 닮은 한 조상에게 병적으로 집착하고 있는 듯 하다.

 

 

 

 

영화의 전반부는 마치 유령이야기 같다. 매들린이 조상의 환생이라는 점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어가고 그 와중에 스카티는 신경증에 걸린듯한 매들린에게 점점 매력을 느낀다. 여기서 관객은 서스펜스 뿐 아니라 분위기 연출의 거장이며, 피부에 닿는 듯한 초자연적인 느낌을 일깨우는 히치콕을 만나기 시작한다.

 

스카티가 죽은 매들린과 꼭 닮은 화려한 갈색머리의 점원 주디 바튼을 만나 관계를 맺게 되면서, 스튜어트는 특유의 소심한 연기 스타일을 벗어던지고 편집증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스카티가 주디에게 매들린을 닮은 헤어스타일과 의상을 강요하면서 그녀를 통해 잃어버린 사랑을 되살리려는 장면은, 할리우드 주류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요소다.

 

마침내 매들린처럼 변한 주디가 흡혈귀같은 열망으로 스카티를 포옹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싸이코>의 샤워 장면만큼이나 큰 충격과 정서적인 황폐함을 느끼게 한다.

 

 

 

 

히치콕의 다른 걸작 <이창>,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싸이코>처럼 <현기증>도 끊임없는 모방과 오마쥬와 재생산의 대상이 되었다. 브라이언 드 팔머의 <옵세션>을 비롯한 몇몇 영화는 장편영화의 형식을 띤 <현기증>의 다른 이름인것이다. 스튜어트의 현기증을 표현하기 위해 줌인과 트랙백을 동시에 사용하는 테크닉도 보편적인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또 특정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이 영화의 일부를 사용한 영화도 있다(테리 길리엄의 12몽키즈). 싸늘한 잿빛이 감도는 테크니컬러 영상과 초현실적인 느낌의 접사를 통해 묘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순간과 끈질기게 무언가를 탐색하는 듯한 버나드 허먼의 음악 등 모든 것이 <현기증>을 상당히 매혹적이고 혼란스러우며 냉정하지만 낭만적인 영화로 만든다.

 

미국(Paramount) 128분 테크니컬러

감독:Alfred Hitchcock

출연:James Stewart, Kim Novak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베드 데이 블랙 록(Bad Day At Black Rock 1955)

1945년 2차 세계대전 직후, 외팔이 참전용사 스펜서 트레이시는 캘리포니아의 블랙록이라는 한 사막지역에 도착하여 기차에서 내린다. 그가 왜 왔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을 사람들은 이유는 모르지만 그에게 적대적이다. 잠시후 그들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음이 분명해진다. 존 스터지스 감독은 트레이시가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는 동안 긴장감을 점점 고조시킨다.

 

 

 

 

배경이 되는 건조한 서부의 풍경은 시네마스코프로 그 분위기가 완벽하게 포착되었고, 대부분 눈부신 태양 아래서 컬러로 촬영된 <베드데이 블랙록>은 <브라보 요새의 탈출>과 <OK목장의 결투>를 비롯한 스터지스의 유명한 서부극 중 하나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이 영화는 숨겨진 과거의 어두운 비밀이 중요한 구실을 필름 느와르라고 할 수 있다.

 

 

 

 

전혁적인 서부극과 달리 액션은 드물고 총격은 없지만, 난폭한 어네스트 보그나인의 자극으로 마침내 트레이시가 싸움을 하게 되는 장면은 압권이다. 그 외팔이 사나이는 재빠른 가라데 동작과 주먹으로 적을 때려눕힌다.

 

 

 

 

트레이시가 상대하게 되는 인상적이고 다양한 악당으로는, 히스테리를 감추지 않는 우두머리 로버트 라이언과 자기 연기 경력에서 가장 악랄한 역을 맡은 리 마빈이 있다. 트레이시를 돕는 이들은 은둔자 닥과 술꾼에 겁쟁이인 보안관같은 그 마을에서 존재감이 약한 사람들뿐이다.

 

마을의 추잡한 비밀은 진주만 공격이 있은 며칠 후 한 일본계 미국인을 살해한 일로 드러난다. 제작을 맡은 도어 스캐리는 블래리스트를 만드는 일에 저항했고  MGM 재직시 진보적인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이 영화는 그 좋은 예로 인종적 관용에 대한 직설적인 메시지를 담은 엄격하고도 좋은 연기와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미국(MGM) 81분 이스트먼컬러

감독:John Sturges

출연:"Spency Tracy,Robert Ryan,Ernest Borgnine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길(La Strada 1954)

<길>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네번째 영화로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앤서니 퀸이 힘센 잠파노로 출연하고 펠리니의 아내 줄리에타 마시나가 불쌍한 젤소미나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서커스를 배경으로 한 사랑과 질투의 이야기인데, 서커스는 펠리니가 이후로도 계속 그의 영화에서 소재로 사용된다.

 

  

 

 

잠파노는 가슴에 감은 쇠사슬을 끊는 진부한 묘기를 부린다. 조수가 필요한 그는 젤소미나의 어머니에게서 젤소미나를 사서 유랑길에 데리고 다닌다. 광대연기를 할 때 젤소미나의 몸짓은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킨다. 젤소미나는 유랑길에 오른 초기에 리처드 베이스하트가 연기하는 곡예사 바보에게 매력을 느끼는데,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가혹하게 대하면서도 바보를 질투하고 그로 인한 잠파노의 행동은 복합적인 해석이 가능한 결말로 이끈다.

 

 

 

 

펠리니가 <길>에서 채택한 우화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은 그가, 대부분의 전후 이탈리아 영화가 속해 있었고 그 자신도 시나리오 작가 시절 깊이 관여했던 네오리얼리즘 운동에서 벗어나는 시초가 된다. 야외촬영을 했지만 배경은 현재로 볼 수도 있고 과거로 볼 수도 있다. 잠파노와 젤소미나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과 욕망을 지닌 단순한 인물로 일종의 원형 캐릭터이다.

 

 

 

 

사건은 모두 미리 정해진듯이 펼쳐지고 인물은 반드시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것 처럼 하는데, 그것이 스토리를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학대 받으면서도 생기를 잃지 않는 젤소미나를 감동적으로 표현해낸 마시나의 연기는 이후의 펠리니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에서도 보여질 그녀 특유의 페르소나를 결정 지었다. 거칠고 힘세지만 젤소미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는 앤소니 퀸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두 배우는 각자 맡은 캐릭터의 서커스 연기와 그들의 실제 삶이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 선명하게 표현했다.

 

 

 

 

펠리는 영화를 만드는 내내 인물의 연극적인 외양과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복잡하게 얽혀있는 내면의 긴장관계에 매혹되어 있었다. <길>은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펠리니의 영화 중 가장 접하기 쉽고 가장 사랑 받는 영화다.

 

이탈리아(Ponti-De Laurentils) 94분 흑백

감독:Federico Fellini

출연:Anthony Quinn,Giulietta Mas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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