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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3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정사(L'Avventura 1960)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정사(L'Avventura 1960)

1960년 칸 영화제에서 <정사>가 처음 선보였을 때 적대적인 관객에게 조롱과 야유를 받았으나 영향력있는 비평가와 영화인들은 그런 반응을 반박하는 성명서에 서명하는 전례없는 행동을 보이며 그때까지 칸 영화제에 출품된 모든 영화 중 가장 중요한 영화라고 칭찬했다. 그로부터 2년후  이 영화는 영국의 '사이트 앤 사운드'지가 영화평론가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그때까지 만들어진 모든 영화 중 두번째로 위대한 작품으로 선정된다.

 

 

 

 

작가이자 감독인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는 이미 20년 가까이 다큐멘터리와 작품영화를 만들어왔지만 이 장편 대작은 예술성과 상업성 모두에서 그에게 영화적 돌파구가 되었다. 거기에는 모니카 비티와 함께 한 첫번째 영화라는 점도 적잖이 작용했다. 안토니오에게 비티는 인간의 행태를 한, 인간적인 채널이며 그는 그 채널을 통해 닳고 생기를 잃은 비인간화된 사회를 바라본다. 또한 비티는 이후의 <밤>과 <일식>, <붉은 사막>에서도 영화의 중심에 선다.

 

 

 

 

<정사>의 전제는 무척 단순하지만 동시에 깊은 불안을 유발한다. 부유한 로마인 몇명이 시칠리아에서 배를 타고 외딴 바위섬에 가서 한가한 오후를 보내는데, 그 중 안나가 실종되면서 그 오후는 끔찍한 시련으로 변한다. 허영에 들떠있고 지조도 없는 안나는 훨씬 분별있는 친구 클라우디아에게 자신과 건축상담사인 애인 산드로 사이에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 털어놓고, 수영을 하다가 상어를 발견한척하여 주의를 끈다.

 

처음에 <정사>를 본 관객이 그렇게 어리둥절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감독이 안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클라우디아와 산드로는 사라진 안나의 운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것 같지 않으며, 가장 강렬하게 다루어지는 감정은 산드로와의 사이에 싹튼 연애감정에 대해 클라우디아가 느끼는 죄책감이다.

 

 

 

 

플롯은 아마도 우연의 일치겠지만 히치콕의 <싸이코>와도 비슷하다. 우리가 여주인공으로 생각했던 인물이 영화의 후반부에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과, 사라진 여인의 연인과 또 다른 여인 사이에 불안하면서도 정확히 규정할 수 없는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이 그렇다. 주제면에서는 같은해 나온 <달콤한 인생>과도 유사하다.아니타 에크버그가 연기한 스타의 역할은 <정사>의 경박한 스타 겸 작가 도로시 드 폴라올로에 대응한다.

 

어쨋든, 영화에서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가 일말의 희망을 발견한 것은 타락한 돈이나 헤픈 섹스와는 궁극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한 여인이다.

 

 

 

 

이탈리아/프랑스(Cino Del Duca) 145분 흑백

감독:Michelangelo Antonioni

출연:Gabriele Ferzetti,Monica Vi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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