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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31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길(La Strada 1954)

<DJ헤라의 꼭 봐야할 영화>길(La Strada 1954)

<길>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네번째 영화로 그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주었다. 앤서니 퀸이 힘센 잠파노로 출연하고 펠리니의 아내 줄리에타 마시나가 불쌍한 젤소미나로 등장하는 이 영화는 서커스를 배경으로 한 사랑과 질투의 이야기인데, 서커스는 펠리니가 이후로도 계속 그의 영화에서 소재로 사용된다.

 

  

 

 

잠파노는 가슴에 감은 쇠사슬을 끊는 진부한 묘기를 부린다. 조수가 필요한 그는 젤소미나의 어머니에게서 젤소미나를 사서 유랑길에 데리고 다닌다. 광대연기를 할 때 젤소미나의 몸짓은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킨다. 젤소미나는 유랑길에 오른 초기에 리처드 베이스하트가 연기하는 곡예사 바보에게 매력을 느끼는데, 잠파노는 젤소미나를 가혹하게 대하면서도 바보를 질투하고 그로 인한 잠파노의 행동은 복합적인 해석이 가능한 결말로 이끈다.

 

 

 

 

펠리니가 <길>에서 채택한 우화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은 그가, 대부분의 전후 이탈리아 영화가 속해 있었고 그 자신도 시나리오 작가 시절 깊이 관여했던 네오리얼리즘 운동에서 벗어나는 시초가 된다. 야외촬영을 했지만 배경은 현재로 볼 수도 있고 과거로 볼 수도 있다. 잠파노와 젤소미나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과 욕망을 지닌 단순한 인물로 일종의 원형 캐릭터이다.

 

 

 

 

사건은 모두 미리 정해진듯이 펼쳐지고 인물은 반드시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것 처럼 하는데, 그것이 스토리를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학대 받으면서도 생기를 잃지 않는 젤소미나를 감동적으로 표현해낸 마시나의 연기는 이후의 펠리니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에서도 보여질 그녀 특유의 페르소나를 결정 지었다. 거칠고 힘세지만 젤소미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는 앤소니 퀸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두 배우는 각자 맡은 캐릭터의 서커스 연기와 그들의 실제 삶이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 선명하게 표현했다.

 

 

 

 

펠리는 영화를 만드는 내내 인물의 연극적인 외양과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복잡하게 얽혀있는 내면의 긴장관계에 매혹되어 있었다. <길>은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펠리니의 영화 중 가장 접하기 쉽고 가장 사랑 받는 영화다.

 

이탈리아(Ponti-De Laurentils) 94분 흑백

감독:Federico Fellini

출연:Anthony Quinn,Giulietta Mas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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